생존 소설 아카이브 8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2화 월미도의 아침 (2)
<뱃 낚시>
“이번 낚시로 몇 달치 횟감은 해결됐네!”
“집에 가서 자랑 좀 하겠어...!”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갈 무렵, 남방주는 갑판 난간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았다. 정말 완벽한 이틀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고기도 많이 잡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이런 추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힐링에 젖을 무렵, 김 씨 아저씨가 다가와서 말했다.
“어때? 바다 낚시 재미있지?”
“네, 정말 최고예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다음에도 또 나와. 바다는 올 때마다 다른 재미가 있어.”
저녁 시간이 되자 또 다시 바비큐 파티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홍어와 광어도 함께 구워 먹었다. 특히 선장이 별미라며 내놓은 삭힌 홍어 구이는 독특한 향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홍어 냄새가 좀 독특하긴 하지만, 맛은 정말 좋네요."
"처음엔 냄새 때문에 못 먹겠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번 맛보면 다들 좋아해."
밤이 되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어 등이 켜졌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조금 더 불었다. 그래도 낚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찰랑거리는 파도가 흰 거품을 물며 뱃머리를 때리곤 했지만 이내 잠잠해 지는 것이었다.
"내일 아침에 귀항하는 거죠?"
남방주가 선장에게 물었다.
"네, 내일 아침 일찍 낚시 마치고 10시 쯤 출발해서 오후 2시쯤 월미도 도착 예정입니다."
"정말 아쉽네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갔어요."
"그럼 다음에 또 오세요. 우리 남영호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승객들은 하나둘 선실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내일이 마지막 낚시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고 있었다. 남방주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내에게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정말 좋은 시간이야. 내일 오후에 집에 갈게. 홍어회 준비해놔."
"오빠 정말 많이 잡았구나. 조심히 들어와. 사랑해."
아내의 따뜻한 답장을 보며 남방주는 미소를 지었다. 내일 집에 가서 딸에게도 자랑할 것이 많았다. 홍어도 보여주고, 민어도 보여주고...
그렇게 남영호의 밤이 깊어갔다. 승객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휴식에 빠져들었다. 내일 아침까지만 더 낚시하면 정말 완벽한 낚시 여행이 끝나는 것이었다. 낚시 채비를 정리해서 가방에 넣은 남방주는 칠흑같이 어둠에 눌린 밤 바다를 응시했다. 간혹 먼 곳에서 조그만 불빛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그건 너울에 뜬 배가 올랐다가 내려앉기 때문이었다.
'배가 울렁거리네...'
하지만 서해 바다 어딘가 거대한 저기압이 형성되고 있었다. 기상청 레이더망에도 잡히지 않는 급작스러운 기상 변화였다. 평온한 서해가 내일 새벽 거대한 폭풍의 무대로 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영호는 여전히 평화롭게 바다 위에 떠있었다. 집어 등이 만드는 불빛의 원 안에서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었고, 갈매기들은 배 주변을 맴돌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마지막 평화로운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다음 3 화- 폭풍 전야>
캠핑 생존 바이블-저자 유경종
← [7회차 보기] | [9회차 보기] →
🔔 회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팔로우(구독) 버튼을 눌러 주세요!
👉 📌 이 블로그 팔로우하기
🌐 전체 회차 보러 가기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