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소설 아카이브 28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 제9화: 생존의 기술(3)
남방주는 숨을 죽이고 집중했다. 두 번째 떨림이 왔다. 이번이 확실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챔질했다.
“와! 걸렸다...!!”
낚싯대가 휘어지며 무게가 느껴졌다. 그리 큰 물고기는 아닌 것 같았지만, 남방주에게는 귀중한 첫 번째 물고기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줄을 감아올렸다.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망둑어였다. 크지는 않았지만 싱싱했다. 남방주는 기쁨에 겨워 비명을 질렀다.
“야호! 진짜 잡았어!”
갈매기들이 그의 기쁨에 화답하듯 울어댔다. 마치 축하해주는 것 같았다. 남방주는 망둑어를 조심스럽게 바구니에 담았다. 첫 번째 성공이었다.
“그래, 물고기를 구했어...”
기분이 좋아진 남방주는 계속 낚시를 했다. 두 번째, 세 번째 물고기도 연달아 잡혔다. 모두 작은 망둑어나 쥐치였지만, 그에게는 소중한 식량이었다.
“이제... 이제는 굶을 걱정은 없겠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남방주는 다섯 마리의 물고기를 잡았다. 하루 식사로는 충분한 양이었다. 생존에 자신이 붙은 그는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낚시를 마쳤다. 쉘터로 돌아온 남방주는 잡은 물고기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주운 칼로 비늘을 긁어내고 내장을 제거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몇 마리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회사에서는 이런 일 해본 적 없는데...”
남방주는 쓴웃음을 지었다. 문명사회에서는 상상조차도 못했던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성취감이 느껴졌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음식을 구하고 준비하는 일이 뿌듯했다. 물고기를 손질하는 동안, 갈매기 한 마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어제 만났던 그 갈매기였다. 남방주는 물고기 내장 일부를 그쪽으로 던져줬다.
“네 몫이야. 고마워, 친구야.”
갈매기는 내장을 받아먹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남방주를 바라봤다. 감사의 표현인 것 같았다.
“끼야악...”
“너도 이 섬에서 살아가는 거구나. 우리 서로 도우며 살자.”
남방주는 갈매기에게 말을 걸었다. 대답은 없었지만, 갈매기는 여전히 그 곁에 있었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소중한 동반자였다. 물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남방주는 오늘 하루를 되돌아봤다. 쓰레기에서 유용한 도구들을 찾았고, 낚시에도 성공했다. 물개와 상어를 목격하며 이 바다의 생태계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갈매기와의 우정도 깊어졌다.
“많은 일이 있었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걱정도 생겼다. 쓰레기에 적힌 동남아시아 언어들을 보며, 자신이 예상보다 훨씬 먼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구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있잖아.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어.’
남방주는 자신을 다독였다. 절망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었다. 지금까지 하루하루 조금씩 발전하고 있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될 것이었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남방주는 낮에 찾은 방수포로 쉘터를 개선했다. 지붕 부분에 방수포를 깔고 로프로 고정했다. 이제 비가 와도 젖지 않을 것이었다.
“훨씬 좋아졌어.”
쉘터 안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앉으니, 정말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시적이지만 아늑했다. 남방주는 따뜻한 불빛을 바라보며 가족들을 생각했다.
‘지금쯤... 지금쯤 집에서는 뭘 하고 있을까...?’
아내는 남편의 빈자리를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딸은... 딸은 아빠가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까. 그들도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꼭... 꼭 돌아갈게. 조금만 기다려...”
남방주는 불꽃에 대고 속삭였다. 그 약속이 바람에 실려 멀리 떠나가기를 바랐다. 가족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랐다. 밤이 깊어지자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왔다. 물개들도 어딘가에서 잠들고 있을 것이고, 상어들도 깊은 바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것이었다. 이 작은 섬의 모든 생명이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나도... 나도 이제 이 섬의 일부야.”
남방주는 중얼거렸다. 처음에는 이곳이 감옥 같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여전히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새벽녘, 남방주는 이상한 소리에 잠에서 깼다. 갈매기들의 평소 울음소리와는 다른, 더 격렬하고 날카로운 소리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쉘터 밖을 내다봤다.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지만, 아직 어둠이 짙었다. 갈매기들이 절벽 근처에서 무언가를 향해 날아다니며 요란하게 울어댔다. 무슨 일인지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어둠 속에서 움직이기는 위험했다.
“뭔 일이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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