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소설 아카이브 11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3화 폭풍 전야(3)
<태풍에 좌초된 남영호 낚시배>
오전 8시, 선장실에서 급한 안내방송이 나왔다.
“여러분,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전을 위한 조치이니 당황하지 마세요.”
구명조끼 착용 안내가 나오자 승객들은 본격적으로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구명조끼는 정말 위험할 때만 착용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니야?”
“선장이 괜찮다고 했잖아. 그냥 안전조치일 거야.”
승객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남방주도 주황색 구명조끼를 몸에 걸치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내와 딸에게 무사히 돌아가야 해...’
오전 9시, 파도는 6m까지 치솟았고, 남영호는 완전히 폭풍에 휘말리게 되었다. 배가 파도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반복되었고,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으아악...!”
한 승객이 비명을 질렀다. 그순간 거대한 파도가 갑판을 덮치며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황급히 놀란 승객들은 서둘러 선실 안으로 대피했다. 조타실에서는 해경에 구조 요청을 하려고 했지만, 무선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았다. 폭풍 때문에 전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해경입니까? 남영호입니다. 현재 위치는...”
“지지직... 지지직... 잘 안 들립니다... 지지직...”
통신이 끊어졌다. 최 선장은 다시 시도해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점점 상황이 나빠지고 있었다. 오전 10시, 남방주는 핸드폰으로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라 전파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하... 전화가 안 돼...”
“나도 마찬가지야. 이런 폭풍에는 기지국도 소용없어.”
김 씨 아저씨도 핸드폰을 흔들어보며 말했다. 승객들은 점점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돌입했다. 이때 갑작스럽게 배가 크게 기울었다. 거대한 파도가 옆에서 몰아친 것이었다. 승객들은 한쪽으로 쏠리며 비명을 질렀다.
“어어어...!”
“잡아! 뭔가 잡아!”
남방주는 간신히 난간을 붙잡고 버텼다. 배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모든 사람은 창백해진 얼굴로 서로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거 정말 위험한 거 맞네...”
“선장님한테 정확한 상황을 물어보자...”
몇몇 승객들이 선장실로 올라갔다. 하지만 최 선장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명확한 답을 줄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항구로 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높은 파도를 극복하는 게 먼저였다. 용머리처럼 뒤틀며 몰아치는 바닷물이 언제 배를 덮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주위에는 육지나 섬이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잿빛 하늘과 휘몰아치는 파도가 만들어 내는 하얀 포말이 배를 삼킬 것만 같았다. 키를 잡고 전방을 살핀 최 선장이 중얼거렸다.
“이런 태풍은 처음이야... 뱃머리가 틀어지지 않아...”
폭풍이 너무 강해서 배의 속력도 현저히 떨어졌고, 파도 때문에 정확한 항로를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오전 11시, 라디오에서 더욱 무서운 소식이 전해졌다.
“... 현재 서해상에서 어선 2척이 실종되었으며, 해경은 모든 가용 장비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승객들은 완전히 공포에 질렸다. 지금 상황이 정말로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우리 배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거야?”
“아니야, 우리는 괜찮을 거야. 남영호는 큰 배잖아.”
하지만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낙원 같았던 바다가 이제는 거대한 무덤처럼 느껴졌다. 정오가 되자 폭풍은 절정에 달했다. 파도는 8m까지 치솟았고, 바람 소리는 마치 맹수가 울부짖는 것 같았다. 남영호는 거대한 파도에 떠밀려 이리저리 요동치고 있었다.
“모두 단단히 붙잡으세요!”
선장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그 순간 더욱 거대한 파도가 남영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경험한 파도 중 가장 큰 것이었다. 남방주는 김 씨 아저씨와 함께 난간을 붙잡고 그 거대한 파도를 바라보았다. 파도는 마치 거대한 산처럼 보였고, 그 산이 그들을 향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이거... 정말 큰일이다...”
김 씨 아저씨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30년 바다 경험의 베테랑도 이런 엄청난 파도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바닷물이 남영호를 덮치는 순간, 모든 것이 하얗게 변했다. 파도가 배 전체를 뒤덮었고, 승객들의 비명이 폭풍우에 묻혀버렸다.
“쏴...!!!”
남방주는 차가운 바닷물에 휩싸이며 생각했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아내와 딸을 다시 볼 수 없는 건가...’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더 큰 시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화로웠던 바다낚시 여행은 이제 생존을 위한 사투로 변해가고 있었다. 폭풍전야가 지나가고, 이제 진짜 폭풍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계속> 다음은 제 4화가 이어집니다.
캠핑 생존 바이블-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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