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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소설 아카이브 9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3화 폭풍전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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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이변 남영호 좌초 위기> 새벽 3 시 30 분 , 남영호의 선장실에서 당직을 서던 기관장 박일수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 평소와 다른 긴급한 톤의 아나운서 목소리가 그의 주의를 끌었다 .   “... 서해상에 급격한 저기압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 현재 중국 산둥반도 근해에서 시작된 이 저기압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서해 전체로 확산되고 있으며 ...”   박일수는 졸음을 떨치고 라디오 볼륨을 높였다 . 20 년 넘게 바다에서 일해온 그의 직감이 심상치 않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   “... 기상청은 서해상의 모든 선박에 긴급 귀항을 권고하며 , 소형 어선과 낚시선은 즉시 안전한 항구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 예상 풍속은 시속 80 킬로미터 이상 ...” “ 어 ? 이게 뭔 소리야 ? 태풍 ...?”   박일수는 서둘렀다 . 최 선장을 깨우기위해서였다 . 그는 곧바로 선원실로 들어가 작은 침실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던 선장의 어깨를 흔들었다 .   “ 선장님 , 일어나세요 ! 급한 일이에요 !” “ 음 ...? 웬일이야 ...?”   최 선장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일어났다 . 박일수가 라디오 내용을 설명하자 , 선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   “ 태풍 ? 어제까지 그런 소리가 없었는데 ...” “ 저도 놀랐어요 . 갑작스럽게 발생한 모양입니다 . 기상청에서 즉시 귀항하라고 하는데 ...”   조타실로 올라간 선장은 기상 레이더를 확인했다 . 화면에는 거대한 저기압 덩어리가 서해를 뒤덮고 있었고 , 그 중심이 남영호가 있는 지역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 이런 젠장 ... 진짜 큰일이네 ...!”   하지만 최 선장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계산이 돌아가고 있었다 .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의 대...

생존 소설 아카이브 8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2화 월미도의 아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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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 낚시> “ 이번 낚시로 몇 달치 횟감은 해결됐네 !” “ 집에 가서 자랑 좀 하겠어 ...!”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갈 무렵 , 남방주는 갑판 난간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았다 . 정말 완벽한 이틀이었다 . 날씨도 좋았고 , 고기도 많이 잡았고 ,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 이런 추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 그렇게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힐링에 젖을 무렵,  김 씨 아저씨가 다가와서 말했다 .   “ 어때 ? 바다 낚시 재미있지 ?” “ 네 , 정말 최고예요 .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 “ 다음에도 또 나와 . 바다는 올 때마다 다른 재미가 있어 .”   저녁 시간이 되자 또 다시 바비큐 파티가 시작되었다 . 이번에는 홍어와 광어도 함께 구워 먹었다 . 특히 선장이 별미라며 내놓은 삭힌  홍어 구이는 독특한 향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 " 홍어 냄새가 좀 독특하긴 하지만 , 맛은 정말 좋네요 ." " 처음엔 냄새 때문에 못 먹겠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 한번 맛보면 다들 좋아해 ." 밤이 되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어 등이 켜졌다 . 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조금 더 불었다 . 그래도 낚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 찰랑거리는 파도가 흰 거품을 물며 뱃머리를 때리곤 했지만 이내 잠잠해 지는 것이었다.    " 내일 아침에 귀항하는 거죠 ?"  남방주가 선장에게 물었다 . " 네 , 내일 아침 일찍 낚시 마치고 10 시 쯤 출발해서 오후 2 시쯤 월미도 도착 예정입니다 ." " 정말 아쉽네요 . 시간이 너무 빨리 갔어요 ." " 그럼 다음에 또 오세요 . 우리 남영호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 승객들은 하나둘 선실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 내일이 마지막 낚시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지만 , 동시에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고 있었다 .  남방주도 잠자리에 들기...

생존 소설 아카이브 7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1화 월미도의 아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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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호 낚시> 제 1 화 . 월미도의 아침 토요일 새벽 5 시 30 분 , 월미도 선착장은 이미 분주했다 . 가을 바다 낚시를 떠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 선착장 곳곳에서는 낚시 장비를 점검하는 소리와 기대에 찬 웃음소리가 어우러졌다 . 남방주는 커피 한 잔을 홀짝이며 방파제 끝에 서서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 44 세의 평범한 회사원인 그에게 이런 바다 낚시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소중한 휴식이었다 . 아내는 또 낚시냐며 투덜거렸지만 , 그녀도 남편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낚시라는 걸 알고 있었다 . “ 남영호 승선하실 분들 ,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 선장의 큰 목소리가 선착장에 울려 퍼졌다 . 남방주는 서둘러 커피를 마저 마시고 낚시 가방을 메고 남영호 쪽으로 향했다 . 27 톤 규모의 남영호는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깨끗한 낚시 배였다 . 선미에 걸린 남영호 라는 깃발이 아침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 ‘ 새벽 공기가 넘 좋아 ...’ 최 선장은 쉰 살 정도로 보이는 검게 그을린 중년 남성이었다 . 그의 입에는 늘 담배가 물려있었고 , 오늘 따라 그의 표정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 평소보다 손님이 많이 몰렸기 때문이었다 . “ 어이구 , 오늘 정말 대박이네요 . 원래 2 개 팀만 받기로 했는데 , 시즌이라고 2 개 팀을 더 받았어요 . 이러면 200 만 원 웃돈이 생기는 거라니까요 .” 최 선장은 기관장에게 작은 소리로 말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가을철 서해 바다 낚시 시즌이라 예약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 총 4 개 팀 , 50  여 명의 낚시꾼들이 남영호에 승선했다 . 선장은 승객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안전 수칙을 설명한 후 맺음말을 이었다 . “... 여러분 , 오늘 날씨 정말 좋죠 ? 파도도 잔잔하고 바람도 적당해요 . 우리가 갈 곳은 중국 해와 인접한 바다인데 , 거기서 민어 , 홍어 같은 가을 어종이 잘 잡힙니다 . 1 박 2 일 동안 만선의 기쁨을 누려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