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소설 아카이브 15회 - 나는 혼자가 되었다 5화 홀로 남은 바다 (1)
오후 7시, 해가 완전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며 바다는 점점 어둠에 잠겨갔다. 남방주는 구명조끼에 의지한 채 끝없는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폭풍은 많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2m 높이의 파도가 그를 이리저리 밀어냈다.
‘이제 정말 혼자구나...’
남영호가 침몰한 지 5시간이 지났다. 처음에는 다른 승객들의 모습이 멀리서라도 보였는데, 이제는 완전히 혼자였다. 360도 어디를 봐도 바다뿐이었다.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이러다가 정말 죽는거야...’
구명조끼 덕분에 그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가랑잎 같은 존재였다. 파도가 클 때마다 바닷물이 얼굴을 덮쳤고, 그때마다 그는 숨을 참으며 버텨야 했다. 주황색 구명조끼는 그나마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색이라 혹시 지나가는 배나 항공기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다.
“푸하...! 또 파도가...”
큰 파도가 다가올 때마다 남방주는 깊숙이 숨을 들이마시고 파도에 몸을 맡겼다. 물쌀과 맞서려 하면 더 큰 충격을 받을 뿐이었다. 어릴 적부터 수영 경험이 있는 그였지만, 이런 거친 바다에서의 생존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오후 8시, 하늘에는 별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구름이 걷히면서 달도 모습을 드러냈다. 달빛이 바다를 은빛으로 물들였지만, 남방주에게는 그저 쓸쓸하기만 했다.
‘김 아저씨는 어떻게 됐을까... 다른 사람들은...’
함께 낚시를 즐겼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30년 바다 경험의 김 씨 아저씨, 처음 만났지만 친근하게 대해준 승객들, 그리고 최 선장과 기관장... 모두가 어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구명정에 탄 사람들은 구조되었을까. 아니면 그들은 지금 어딘가에서 표류하고 있을까. 혹시나 근처에 있을지도 몰랐다.
“살려줘요...! 여기 사람 있어요...!”
남방주는 목이 터지라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바람과 파도 소리에 묻혀 몇 미터도 전달되지 않았다. 이 넓은 바다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는 너무나 작고 무력했다.
‘50명이 함께 탔는데... 나만 혼자 남았다는 게 말이 돼...?’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과 함께 웃고 떠들며 낚시를 즐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중에서 자신만이 차가운 바다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분명히 다른 사람들도 어딘가에 있을 거야. 바다가 워낙 넓어서 안 보이는 거겠지...’
그는 자신을 위로하려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사람들... 그들이 모두 무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아니야, 분명 구조선이 와서 모두 구했을 거야...”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이런 폭풍이 몰아친 바다에서 구조작업은 극히 어려웠다. 특히 밤이 되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었다. 그리고 승객들이 흩어진 넓은 바다에서 모든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밤 9시, 남방주는 점점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체력만으로 버텨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그래, 일단 내가 살아야 다른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 포기하면 안 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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